치매 환자는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진단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치매는 방송 등에서 소식을 많이 접하기에 익숙한 단어이긴 하나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깊은 관심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작품들을 심사하였다. 응모한 작품들이 대체로 좋은 내용을 다루면서도 표현력이 뛰어난 글들이 많았다. 특히 치매 환자를 다룬 가족의 글은 진솔하고 감동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픔으로 다가왔다. 선정된 작품들은 주제와 소재가 탄탄했고, 모범적인 글쓰기가 돋보였다.

「지금이 행복한, 나는 조금숙입니다」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가 직접 쓴 이야기다. 화자는 자신에게 갑자기 다가온 고통의 시간 앞에 무릎 꿇지 않고 극복하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변의 환우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땀과 사랑으로 직조해 내는 그녀만의 삶이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할아버지의 술잔」은 집안의 아픈 손가락으로 인연을 끊고 살았던 삼촌이 할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자 장애아들까지 데리고 와 함께 할아버지를 돌본다는 이야기다. 역경이 닥쳐왔을 때 피로 뭉쳐진 가족애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바꿔가는 삼촌, 장애를 갖고 있지만 순진무구하게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삼촌의 아들, 모두 여운을 남기는 인물들이다. 

「내게 희망을 알게 해주었던 할아버지」는 정신병원 생활보호사가 활동 중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 각별한 사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히 서술한 작품이다. 서술자는 거의 생의 줄을 놓아버린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지혜롭게 다가가 그 마음을 감동, 변화시키며 우리 시대에 많은 희망과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이상으로 선정된 작품 중에서 몇 편의 평을 마치면서 비록 선에 들지는 못했지만 좋은 글이 많았다는 점을 밝힌다. 나중에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분발을 주문해 본다. 끝으로 선에 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