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사회 깊숙이 자리 잡아 전문가들이 대국민 인식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대한치매학회 이재홍 이사장(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5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치매가 더 이상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할 숙제”라며 “아름다운 기억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고 치매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치매학회는 배우 박철민씨를 아름다운 기억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한국치매가족협회와 함께 6개월간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는 등 대국민 소통에 앞장설 계획이다.

치매학회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국민 10명 중 1명, 85세 이상은 3명 중 1명이 치매로 고통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치매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인식수준은 100점 기준에서 64.7점에 불과하고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치매 이미지도 40% 이상이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이에 학회는 10여년 간 치매를 앓고 있는 모친에 대한 애정과 어려움을 고백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박철민 씨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학회는 또 치매질환 그중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약제 개발의 어려움을 현실을 감안해,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인자를 일찍 찾아내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운동, 음주, 흡연, 음식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치매 유발의 위험인자임이 밝혀졌으며 최근에는 수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학술대회에서도 수면과 치매와 수면장애를 주제로 최신 지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서상원 학술이사(삼성서울병원)는 “치매환자의 20~50%가 심각한 수면장애를 호소하고, 수면장애가 치매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에 수면장애의 소개와 치매와의 연관성, 수면이 치매에 미치는 기전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또 화두가 되고있는 아밀로이드를 겨냥한 약물개발의 문제 등도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치매에 대한 인식개선과 약물개발 등의 전문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과 맞지 않은 급여기준 등으로 인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복지부가 치매에 대한 신경심리검사의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 외 도네페질 삭감, 항정신성의약품 처방 제한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

한현정 보험이사(명지병원)는 “최근 SSRI에 대한 규제는 조금 풀렸지만 도네페질의 경우 10mg이상 복용시 23mg을 쓰지않고 15mg을 쓸 경우 삭감이 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단계적으로 증량을 해 부작용을 줄이려고 하지만, 현재 급여 인정되는 용량은 5mg, 10mg, 23mg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15mg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매환자에게 anti-psychotic drug(항정신병성약물) 사용도 문제다. 환시나 망상, 폭력 등을 조절하기 위해 꼭 필요한 약물이므로 신경과 전문의에게도 치매에 한해서는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일선 현장에서는 치매에 따른 이상행동 장애에 대한 코드가 없어서 조현병 등의 코드를 넣거나 환자 본인부담으로 치료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규제 완화를 건의하고 있지만 개선이 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치매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신경심리검사 급여화 진행경과와 도네페질 급여기준 등의 개선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의 장도 열어 보건복지부와 의견을 공유했다.

그밖에도 학회는 치매특별등급의 제도개선과 환자의 적절한 치료환경 조성을 위해 치매교육 및 상담수가를 만드는 등 제도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서만욱 회장(전북대병원)은 “그동안 학회는 치매관리의사를 주기적으로 교육시켜왔으며 의사외 요양보호사, 주간보호센터 관리자 등과 연계해 교육을 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일선에서는 제한적인 교육시간으로 인한 불만과 환자는 충분히 상담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때문에 전문가를 강화하고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금덕 기자  truei@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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