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 치매 환자와 가족들은 전국 252곳 보건소에 설치되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검진부터 관리, 의료·요양 서비스 연계까지 맞춤형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중증치매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은 현행 20~60%에서 10%로 줄고 치매 진단 검사에도 보험이 적용된다. 

또 경증치매 환자도 노인장기요양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직접 만들고 약속한 ‘대표 공약’이다. 

박 장관은 “2030년 치매 인구가 127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날로 깊어져 가고 있다”며 “그 고통을 국가가 함께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더 이상 치매로 인해 가정이 붕괴됐다는 비극적인 뉴스가 나오지 않도록 치매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47곳에서 운영 중인 치매지원센터는 12월부터 전국 252곳의 ‘치매안심센터’로 확충된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은 이곳에서 상담과 조기 검진, 관리, 의료·요양 서비스 연계 등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센터에서 받은 상담·관리 내용은 ‘치매노인등록관리시스템’에 등록돼 환자와 가족들이 이사를 하더라도 전국 어디서나 연속적으로 관리된다. 센터 안에는 치매 환자 가족의 정서적 안정을 도울 카페, 인지·신체 활동 프로그램으로 환자의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단기 쉼터도 만들어진다.

이상행동증상(BPSD)이 심해 시설이나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중증 환자는 ‘치매안심요양병원’에서 단기 집중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전국 34개 공립요양병원에 치매 병동(병상 1898개)이 설치돼 있으며, 12월 이후 79개 병원 3700개 병상으로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지난 8월9일 문재인 대통령은 중증 치매 환자의 의료비 본인 부담률을 4대 중증질환과 같은 수준인 10%로 경감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중증 치매 환자도 산정 특례 적용을 받는다. 

신경인지검사 등 치매를 진단하는 고가의 비급여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복지부 계산에 따르면 현재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료를 받고 있는 ㅇ씨(83)의 경우 현재 연간 200만원(총진료비 770만원, 공단부담금 570만원, 입·내원일수 52일 기준)을 의료비로 부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77만원만 내면 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대상과 서비스도 대폭 확대한다. 경증치매 노인은 신체 기능이 양호하기 때문에 현재는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이들도 서비스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5등급을 확대하거나 6등급을 신설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집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어온 기저귀값이나, 병원과 달리 급여 적용이 되지 않는 시설의 식재료비도 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치매를 예방하고 치매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다양한 사업들도 추진한다.

전국에 있는 노인복지관에서 미술·음악·원예 등을 이용한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66세 이후 4년마다 받는 인지기능 검사의 주기는 2년으로 줄이고, 기존의 1차 간이검사를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15개 항목의 인지기능 장애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 주민들이 환자를 돕도록 유도하는 치매안심마을도 만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