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조용완 논설위원]치매노인을 간병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늘 인근에서 살펴야 하고, 수시로 바뀌는 성격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세대별 사는 곳이 다른 현대에서는 자식의 돌봄도 여의치 않다. 부모 두 분이 생존해 있고, 한 분이 치매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생존 나이가 100세를 바라보는 현세에서는 반려자의 수발도 점점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치매를 앓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보면, 사회적 비용도 그만큼 증가하게 돼 이래 저래 걱정이다.

연령별로는 65세부터 나이가 다섯 살 많아질수록 치매 환자가 2배씩 증가한다. 65~69세 노인에 비해 85세 이상의 치매비율이 11.6배, 남성에 비해 여성이 1.3배 이상 컸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다. 노인인구층이 두터워지면 그 증세를 앓는 숫자도 정비례하게 된다. 기능저하로 끼니를 잊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이성을 잃고 자해소동을 벌이거나 집을 못 찾아 거리로 나온다.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은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하면서 보호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최후의 수단으로 이별을 생각하고, 요양소를 대안으로 떠올린다. 70% 이상이 부모가 치매로 고생하면 요양원에 모시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직은 사회인식이 호의적이지 못하고, 부담해야 할 비용을 감당 못해 방치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가족이 책임지기에는 우리 사회의 세대별 분화속도가 빠르다. 국가와 사회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 우울증이 있는 노인이 없는 노인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3배 많다. 독신 노인은 배우자가 있는 노인에 비해 2.4배나 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자식과 살겠다는 부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족간에도 부담주기 싫어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노인층이 늘고 한 세대가 대세인 사회구조상 치매의 전(前) 단계로 여겨지는 우울증에 노출된 노인들도 급증 추세다. 서둘러 노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일거리 등 대화하고 움직일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늦어지면 초고령화 덫에 걸려 성장세가 멈춰 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