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춘분을 지나 모든 생물이 움틀거리는 계절이다. 매년 겪게 되는 일이지만 이맘때쯤이면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치매 노인들의 가출 신고를 많이 받게 된다.

동시에 어린 아이들이 길을 잃거나 청소년 가출로 접수되는 신고들도 많다. 치매 노인은 대부분 날씨가 풀리면서 바람을 쐬려 집 밖에 나왔다가 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 눈길이 소홀함을 틈타 집을 나온 경우 집을 찾지 못하고 장시간 헤매거나 때론 지하철에 승차하여 목적지 없는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교통사고나 제반 사회위험에 노출되어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선 지구대는 상습 가출인이나 치매 노인에 대해 보호자를 찾아 주기 위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타 경찰서 소재에서 발견될 경우 치매 노인 가출인 신고가 접수되어 있어 곤란한 경우가 많다. 횡설수설하는 치매 노인의 경우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계속 노력하여도 보호자를 찾지 못해 사회복지시설이나 구청 등에 인계되고 있다.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과 치매 노인을 가족의 품으로 가급적 빨리 돌려보내기 위해 한 가지를 제언하고 싶다. `인식표`착용을 필수화하자는 것이다. 구청이나 사회복지단체에서 치매 노인이나 장애인의 목걸이나 팔찌 등에 전화번호와 이름을 새겨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인식표 착용은 범죄와 불안전에 노출되어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될 것이다.

[주신락 서울송파경찰서 삼전지구대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