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새로운 노인 복지서비스로 빠르게 정착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노인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지만 고무줄 등급 판정 등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도 적지 않습니다.

이양현 선임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97살 노인이 홀로 사는 아파트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깔끔합니다.

올해로 3년 째 이 노인을 보살피고 있는 요양보호사 이임순 씨 덕입니다.

이 씨는 하루 4시간 씩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들러 청소는 물론 수발까지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순성, 보호자]
"그만큼 하면 만점이죠. 더 바랄 수는 없는거죠."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시행된 지 3년도 채 안 됐지만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찬우, 가톨릭대학교 교수]
"초기에 인프라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이 해결됐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좋은 서비스를 조금 더 많은 분들한테 시행해야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운 점으로 남고 있습니다."

요양원같은 입소시설은 3,800개 가까이로 늘어났고 방문요양센터와 같은 재가시설도 만 개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요양보호사도 자격증 취득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고 실제 활동중인 사람만 24만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런 괄목할 만한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등급 판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방문조사자마다 판정이 들쑥날쑥하고 환자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지 않은 기계적인 판정으로 등급 신청자들에게 큰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등급판정이 너무 까다로와 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3등급 이내 판정을 받은 노인은 65세 이상 전체 노인 인구의 5.8%인 31만여 명에 불과합니다.

특히 치매 환자의 경우 간헐적으로 증세가 나타나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등급을 매기는 바람에 대부분 등급외 판정을 받아 원성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비스 이용자들의 요양보호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큰 골칫거리입니다.

한 실태조사를 보면 요양보호사의 49%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없는 일을 한 경험이 있고, 13%는 성희롱까지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이임순, 요양보호사]
"이 댁의 모든 것을 다 해드리기를 원해요. 파출부는 모든 걸 다 하잖아요. 그런 댁이 많아요."

요양보호사에게 상습적으로 부당한 요구를 하는 이용자는 일정 기간 요양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서비스 질에서 기관끼리 차이가 크게 나는 것도 보완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인터뷰:한길호, 국민건강보험 요양운영실장]
"2년에 한 번씩 평가를 실시해 우수 기관에 대해 인센티브 주고 명단을 공표해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하고..."

이 밖에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기관들의 부당 급여 청구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안입니다.

또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노인 인구가 꾸준히 늘어날 것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재정 안정을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YTN 이양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