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치매치료제로 처방가능한 약은 그 숫자가 한정돼 있고, 보험급여도 제한적인 부분이 많아 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제2차 집담회'에서 박근영 교수가 '치매의 약물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8일 한양대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제2차 집담회'에서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박근영 교수는 '치매의 약물치료'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 치매치료제의 제한성과 보험급여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치매, 처방가능한 약 '한정'=대한노인재활의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치매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은 약물치료, 재활의학적 치료, 보완의학적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재활의학적 치료는 '운동' 등을 통한 치료를, 보완의학적 치료는 보조식품이나 음악치료, 예술치료 등을 일컫는다.

 

이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고 치료효과가 높은 것은 '약물치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약물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치매치료제'는 그 숫자가 한정돼 있는 편이다.

 

주로 처방되고 있는 치매치료제는 콜린에스테라아제 계열의 약물로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등 4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도네페질 성분의 약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박 교수는 "현재 치매치료제로 사용가능한 것은 4가지 정도가 있고 많이 사용되는 것은 2가지 정도 된다"며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부족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콜린에스테라아제 계열의 약물을 많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약의 부작용과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해서 처방할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치료제 보험급여 '제한적'=이날 박 교수는 치매치료제가 한정돼 있다는 것과 함께 일부 치료제의 보험급여가 제한적이라는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국내에서 치매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도네페질'은 알츠하이머 형태의 경등도, 중등도 중증 치매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물로 혈관성치매 증상을 개선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도네페질'은 혈관성치매 환자에게는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박 교수는 "도네페질의 경우 혈관성 치매 증상으로 투여받는 환자에게는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알츠하이머에 다음으로 유병율이 높은 혈관성 치매에 대한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 것은 그만큼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복지부가 조사한 '치매유병률' 결과에 따르면 치매의 유형은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 치매가 24%,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가 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메만틴'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인 도네페질 등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추가 복용했을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기억력 저하 속도가 늦춰졌다는 연구보고 결과를 박 교수는 소개했다.

 

박 교수는 "메만틴과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를 함께 복용했을 경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메만틴'과 '콜린에스테아제' 억제제를 함께 처방할 경우 환자의 부담이 커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