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29 16:08 신범수 answer@asiaeconomy.co.kr

"내가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먹고 있는 고혈압약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여러 고혈압약 중에서 'ARB' 계열이라 불리는 약들이 고혈압환자의 치매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가 발표돼 관심을 끈다. ARB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개발된 고혈압약이며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는 계열이기도 하다.

27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세계알츠하이머컨퍼런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ARB 약물은 알츠하이머나 치매가 발생하는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인 벤자민 월로진 박사(보스턴의대)는 "ARB 약물은 신경을 보호해주는 역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백만명 이상의 미국인 의무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65세 이상 환자가 ARB를 복용한 경우와, 또다른 고혈압 약물인 ACE억제제를 사용한 경우, 그리고 다른 심장관련 약물을 사용한 경우 등 3그룹으로 나눠 치매나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를 비교했다.

이들의 평균나이는 74세이고 98%가 남성이었다.

연구결과 ARB를 복용한 사람들 중 1%가 4년내에 알츠하이머를 진단받았다. 치매는 4%였다.

반면 ACE억제제를 복용한 경우는 알츠하이머 1.5%, 치매 5% 였다.

월로진 박사는 "기본 환자수가 많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소율로 보면 ARB는 ACE억제제보다 치매위험을 26% 줄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ARB 약물이 치매 등 질환발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하기 위해 따로 고안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신뢰성이 큰 편은 아니다.

다만 이런 추세가 발견된 것은 좀 더 발전된 연구를 진행해볼 만한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평가했다.

ARB는 약물의 성분 이름이 '-살탄'으로 끝나는 약들이며 현재 7가지가 개발돼 시판중이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디오반', '아타칸', '올메텍', '미카르디스', '코자' '아프로벨' '테베텐' 등이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