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용어 변경을 추진하는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성윤환 의원(한나라당)은 3일 10명의 여·야 동료의원들과 함께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 및 올바른 인식 제고를 위해 치매를 인지장애증으로 용어변경을 하는 내용의 ‘치매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7일 밝혔다.

치매는 뇌기능의 장애 때문에 만성적으로 기억·판단·언어·감정 등의 정신기능이 감퇴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현재 치매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개발돼 있지 않지만 치매 역시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생활습관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반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치매가 가지고 있는 비극성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되기 보다는 노화의 한 발현형태로써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치매에 관한 부정적 인식에는 치매라는 용어자체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치매의 치(癡) 및 매(呆)는 모두 ‘어리석다’는 뜻을 의미 하는데 치매라는 용어가 사용됨으로써 질병의 특징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환자 및 환자 가족에게 모멸감을 느끼게 해 치매의 조기진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 성윤환 의원의 시각이다.

일본은 ‘치매’라는 용어 자체 때문에 치매의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2004년 후생노동성의 주도로 국민 여론조사 및 전문가 검토를 거쳐 ‘인지증(認知症)’으로 용어를 변경하고 인지증의 올바른 인식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

타이완 역시 1990년대부터 ‘치매증(癡呆症)’이라는 용어의 거부감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적절한 치료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2001년 치매증을 실지증(失智症)으로 변경했다.

성윤환 의원은 “주변 국가들은 이미 1990년대부터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인식해 용어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의원은 “이번 치매관리법개정안 발의를 통해 국회가 치매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마련해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고와 함께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megmeg@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