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수원병원 신경과 정승철 과장

뇌 속 단백질 축적으로 발병
건망증 심해지면 일단 의심
정확한 진단·조기 치료 중요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치매를 겪는 수애(서연)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령화 사회의 적’이라 불리는 치매는 일상의 기억을 잃게 만들고 인격에 변화를 초래하며  옷 입기나 씻기 등 지극히 일상적인 활동마저도 스스로 할 수 없게 만드는 무서운 질환이다.

치매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히 노인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는 뇌 속에 이상 단백질이 축적돼 생기는 것으로 한번 발생하면 완벽한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노화의 과정으로 방치하기 쉬운데, 나이가 듦에 따라 발생하는 생리적 건망증과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기억장애 사이의 중간 상태로 여겨지는 ‘경도 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다.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 기억장애가 나타나고 인지기능의 장애가 진행됨에 따라 일상생활 활동 ADL(Activities of Dail y Living)의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기억력이나 판단능력, 계산능력, 운동수행능력 등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하고, 이 단계가 지나면 식사하기나 화장실 가기 등 매우 평범한 생활도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더 심해지면 생활 패턴이 바뀌어 잠을 자지 못하거나 헛것 또는 망상을 겪기 때문에 가족들이 돌보기 힘겨워진다. 일반적으로 2개 이상의 인지기능에 이상이 있을 경우 치매라는 진단이 내려지고 있다.

현재 치매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뇌의 병리적인 상태를 되돌리는 약물 치료는 없으나, 치매 증상을 조기에 발견해 의사의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키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

치매를 예방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선, 우선 깜빡깜빡 건망증이 잦아질 때 지체 없이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둘째, ‘치매 = 노인질환’ 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치매는 연령에 관계없이 나타난다.

셋째,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중요하므로 의심이 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가족력을 무시하면 안된다. 가족에 치매 환자가 있었다면 더 주의하고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치매를 예방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일상의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갖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