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2007-07-25 08:09]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치매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간의 뜨거운 쟁탈전이 예상된다.

치매치료제 시장이 향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

한 제약업체 개발 담당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매치료제가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치료제는 현재 국내 시장이 7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세계적으로 치매치료제 시장이 매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은 다국적 회사의 독무대였다.

지난 2005년 특허청의 치매치료제 특허 동향을 보면 특허건수의 약 85%가 외국인에 의한 것이었고 국내의 특허 출원 건수는 고작 14%정도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시판되고 있는 ‘아리셉트정’ ‘레미닐’ 등 4가지 종류의 치매치료제가 모두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이다.

특히 일본의 다국적 제약사 한국에이자의 ‘아리셉트정’은 연간 300억의 돈을 벌어들이며 거의 독보적으로 치매치료제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국내 제약사는 치매치료제 분야에 거의 맥을 못 추고 있다. 금광이 보이는 데 접근도 못하고 있는 형국.

지난 5월 동화약품, 건일제약 등 국내 9개 제약사가 아쉬운데로 아리셉트정의 제네릭 치매치료제에 대한 시판 허가를 받았지만 오리지널의 특허 기간이 남아 있어 직접 시판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승패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현재 치매치료제 자체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내포한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

한 제약사 개발 담당 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리셉트정이 보완이 필요한 불완전한 약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점은 에이자측도 부인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아리셉트정이 증상을 늦춰줄 뿐 아직 치매를 완벽히 치료하는데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이 국내 제약사들의 추격 의지에 희망을 가져다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 광동제약은 서울대 약대 김영중 교수팀, 천연물 전문 벤처기업 엘컴사이언스와 공동으로 개발중 인 치매치료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 ‘KD501’에 대한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식약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또 제일약품도 지난 10여 년 전부터 치매치료제에 관심을 가지고 치매치료제를 연구한 끝에 신약 물질 ‘JES 9501에 대해 현재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속도라면 4~5년 내에 국내 제약사의 치매치료제가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추격에 한국에이자측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에이자의 한 관계자는 “아리셉트정에 만족하지 않고 이미 우리도 다수의 새로운 치매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치매치료제 시장에 기세를 잡은 다국적 제약 회사. 하지만 승부는 이제부터라며 역전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국내 제약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거대 ‘판돈’을 향한 한판 승부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