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제휴사 아임닥터뉴스 2008-09-05 07:56:01 발행

전재희 장관 "치매 조기 예방" 강조...건강검진, 예방 치료 "수가지원부터"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어째 치매 예방을 전담해야 할 의사들의 반응이 떨떠름 하다.

치매 예방을 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의사의 역할이지만, 조기 검진을 충분한 예산과 전담 인력양성 등 막대한 투자 없이는 의사들의 적극 지원이 요원하리라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1일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치매는 알기만 하면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라며 치매관리 종합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치매 유병률은 8.3%로 치매환자 수와 암 환자수가 거의 맞먹는다"며 "치매 중 50%는 조기발견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는 퇴행성 치매고, 10~15%는 치료가 가능한 치매, 예방이 가능한 치매도 30%가 된다"며 치매의 예방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조기 진단을 통해 조기 대처하면 환자의 삶이 질이 높아진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조기 검진 활성화와 의료적 관리를 통한 예방을 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건강보험 재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 장관은 "국내 치매환자 중에서 병원서 진단받는 환자는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병원을 다녀도 제대로 치료받는 환자가 15%, 부정기적으로 치료받는 환자가 15% 등으로 실제로 대부분의 치매 환자(70%)가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의료기관을 통한 검진과 진단을 중시하는 발언이지만, 일선 의사들은 관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앞뒤가 바꼈다는 이견이 주를 이룬다.

경기 용인시 L신경외과 전문의는 "사실상 치매의 국가적 관리를 말하는 것인데, 국가암관리사업처럼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갖고 시작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장관 초기에 흔히 하는 선심성 발언이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문의는 "환자들의 치매 예방을 적극 도울 수 있도록 수가현실화 등 막대한 재정 지원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유럽 등 우리나라 소득수준의 2배가 넘는 곳에서도 치매는 해결하지 힘든 숙제"라고 강조했다.

치매 학계도 암보다 더 중요한 시급한 문제인 '치매'를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장관의 발언을 반겼지만, 학회 역시 불평등한 수가 기준을 개선해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설희 건국대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이사장)는 "무엇보다 예산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장관의 말씀처럼 조기검진이 중요한데 이에 드는 뇌MRI, 신경검사 등 보험적용이 안되면 환자가 조기 검진에 임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치매환자로 추정되는 인구는 40만명이나 이가운데 10%인 4만명밖에 의사들의 주의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여러가지 정부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절실한 치료가 필요함에도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을 병원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환자의 조기에 예방하고 개선하려는 데 필요한 치료제가 중증 치료제로 분류돼 있어, 이를 처방하면 급여 삭감이 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치매예방과 적극적 치료를 위해 의사가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는 수가 개편과 정책 입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제휴사 아임닥터뉴스 석유선 기자 (sukiza@idocto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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