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족協 ‘동경센터방식’ 소개…"치매환자와 직원·자녀간 신로관계 구축"

2008-10-25 09:26

#1. 3년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고 주간보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70세 남성 노인. 평소 시설 직원과 맞대응하거나 항상 불쾌한 기분을 드러내 재가센터를 더 이상 이용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시설측이 치매관리를 위한 평가시트를 사용한 뒤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평가시트 방식을 사용한 지 3개월 만에 해당 노인은 직원과의 관계가 원활해져 재가 센터 이용을 지속할 수 있게 됐고, 밤에도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됐다.

#2. 뇌혈관성 치매를 겪고 있는 82세 여성 노인은 치매관리를 위한 평가시트를 사용한 뒤 기저귀를 벗었다. 여전히 기억력은 떨어지고 있지만, 자발적으로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의사표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3. 7년 전부터 초로기 치매를 겪고 있는 58세의 남성 환자는 자신의 변화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가족과 고립된 생활을 해왔다. 그러다 스스로 치매관리를 위한 평가시트를 작성하면서 가족의 이해를 끌어내는데 성공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치매노인 가족에 희망을 던져주는 이러한 평가시트 방식 활용 사례는 한국이 아닌 일본의 실례들이다.

활용된 평가시트는 일본 정부가 개발해 전국에 보급한 ‘동경센터방식’.

일본 정부가 ‘평가(Assessment)’와 ‘케어플랜(Care Plan)’을 중요한 연구 과제로 정하고 연구자와 현장의 의견을 모아 자체 고안한 것으로, 현재 일본 전역에서 치매 노인과 노인성 질환자 케어 향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시립서부노인요양센터 강당에서는 일본의 치매노인 케어매니지먼트 평가시트인 동경센터방식에 대한 사용법 설명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한국치매가족협회가 주최해 국내 노인요양시설 관계자 90여명이 참석한 이번 설명회에는 일본 동경 인즈 개호연수센터의 스쎄가와 미시오 원장이 방한, 강연에 나섰다.

‘동경센터방식’ 평가시트는 ▲A시트(개인 기본정보) ▲B(생활 정보) ▲C(심신 정보) ▲D(집중 정보) ▲E(24시간 평가 정리)로 세분화돼 있다.

A~D시트는 다시 ▲A시트(기본정보, 자립도 경과, 요양, 원조 지도) ▲B시트(가족, 생활력, 생활방법, 생활환경) ▲C(심신상태, 모습과 기분) ▲D(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생활리듬패턴, 24시간 생활변화, 욕구 개입방법)로 세밀하게 구성돼 있다.

때문에 평가시트를 1가지씩 사용할 수도 있고, 이용자 중심의 케어 포인트에 따라 각 시트를 조합해 활용할 수도 있다.

미시오 원장은 “센터 방식의 특징은 치매 환자와 직원 혹은 자녀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있다”며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는 세트를 현장에서 활용함으로써 치매 환자와 그를 둘러싼 이들 간의 공통된 케어 목표를 공유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정란 기자 sjangel@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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