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질병은 유전자 이상 때문에 생긴다는 통념을 깼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충남대 의대 송민호 교수와 서울대 생명과학부 공영윤 교수 공동연구팀은 우리 몸의 발전기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 내 특정 단백질에 이상이 생기면 치매나 당뇨병 같은 질병이 생길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2003년 미토콘드리아에서 ‘크립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는데, 정확한 기능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에 생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크립1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도록 했더니 퇴행성 뇌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외막과 내막으로 구성돼 있는데, 내막에는 영양분과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호흡사슬 복합체’라는 일종의 공장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공장을 구성하는 13종의 단백질도 스스로 만든다. 크립1은 새로 만들어진 단백질에 붙어 내막에 들어가도록 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크립1이 없으면 공장을 제대로 만들 수 없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 기능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세포가 죽고 조직이 손상돼 난치성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은 암이나 파킨슨병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난치성 질병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돕고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셀’의 자매지인 ‘세포 대사지’ 8일자에 실렸다.

기사원문 -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20827200002331201,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