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를 간단한 시력검사로 발병 초기에 잡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시력 감퇴를 유발하는 대표적 안구 질환인 백내장과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인 사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보스턴대학 의과대 연구진은 백내장과 알츠하이머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치매가 뇌가 아닌 뇌 바깥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원(PLoS ONE)에도 게재됐다.

연구진은 시력 검사를 받은 피실험자의 뇌 MRI를 10년간 관찰한 결과 안구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인 피질 백내장(cortical cataracts)과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뇌의 퇴행성 사이에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19만 가지에 달하는 게놈 유전자 분석(GWAS) 결과 알츠하이머 발병에 델타 카테닌(delta-catenin) 단백질의 양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를 앓는 피실험자의 안구 수정체에서 델타카테닌 단백질의 양이 증가했으며 치매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선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백내장과 알츠하이머가 발병 원인이 같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린지 파러 보스턴대 의과대 교수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발병이 뇌에 국한되지 않고 인체 전체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안경점에서 간단한 시력검사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새로운 치료법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9131729451&code=930401,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