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2007-08-03 15:04]

[메디컬투데이]치매노인을 신고하지 않고 수용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개정안이 통과 됐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시행을 앞두고 개정된 노인요양법의 일부로서 내년부터 적용될 예상이다.

갈수록 고령화사회로 인해 노인인구가 늘어가고, 치매노인환자 역시 늘어가고 있음에도 실종된 치매노인을 찾기 위한 법안이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이전까지는 계속 실종아동, 장애인에 비해 외면 받아 왔던 것이다.

◇ 사망 후에야 신원 밝혀져 = 지난 2월, 경남에서 숲속에서 80대 할머니가 치매증세를 보이다 가출한 할머니가 숨진채 발견됐다. 이같은 사건은 그 이전에도 벌어진 바 있는, 드물지 않은 사건이다.

치매노인의 수가 40만을 육박하고 이로 인해 실종된 노인의 수만 2004년에는 1700여건, 2005년에는 2700여건, 작년에 3500여건에 이르는가 하면, 하루에만 2~30건의 실종사건이 벌어진다.

이같은 내용의 방송보도가 나온 것이 올해 초. 그 이전에는 화제가 된 일이 거의 없다. 한국노인복지시설협회 관계자는 “치매노인들은 죽은 뒤에 신원이 밝혀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한다.

지난 2005년, 경찰청은 한 이동통신 회사와 함께 치매노인 찾기 서비스를 실시했다. 그러나 단한건의 성과도 없이 가입자들로부터 ‘스팸메일을 보내지 말아달라’는 항의까지 들어야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 지난 2006년4월. 2005년 실종아동에 대한 법이 재정되고 난 뒤의 일이다. 실제로 법이 통과된 것은 올해 8월이다. 그나마도 노인복지법 개정안의 일부로 통과, 사회적인 관심도는 지극히 낮은 편이다.

◇ 부족한 예산, 인원 확보는? = 아동실종사건과 비교시, 8세미만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많은 노인의 실종사건이 이처럼 화제가 되지 않다보니 실종노인을 찾기 위한 사업의 활성화도 지지부진하다.

공식적으로 실종노인들의 자료가 취합되는, 한국노인복지시설협회의 노인찾기종합센터(elder119.or.kr)홈페이지에 들어가도 방문자 수는 적지 않은데 비해 운영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다.

노인복지시설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실종아동에 대한 예산이 8~10억 가까이 지원되는데 반해 법률제정의 미비로 인해 1년 예산이 800~900만원정도를 지원받고 있다고 전한다. 그나마 올해 지원받은 금액이 크게 늘어 3000만원정도 받았다고.

그는 또, “시행이후 그 다음해부터 예산이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와 관련된 예산이 확충되는 것은 아마도 2009년쯤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예산이 늘어난다고 해도 노인의 행방을 찾는 실무기관인 경찰청은 보건복지부의 예산이기 때문에 별다른 인원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 정신병원, 미인가시설 여전히 ‘사각지대’ = 그나마 법이 제대로 시행, 실종노인과 시실 등에 보호중인 노인들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면 다행이지만 이미 예상되는 난관도 적지 않다.

우선 데이터베이스 구축 대상이 사회복지시설에 한해 있다는 것. 정신병원은 사회복지 지설이 아니기에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외된다. 또, 의료법과 정신보건법으로 인해 정신병원측에서 허가하지 않으면 열람도 쉽지 않다.

그나마 이전에는 시설에 들어온 노인들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노인들은 무연고자로 분류되지만 정보가 시·군·구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고되지만 정보가 집약되지 않았다. 이번 법 개정 이후 다행히 정보가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정보가 무사히 모인다고 해도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정보가 모일지에 대해 관계자들은 난색을 표한다.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기본적인 인적사항 확인을 위한 지문채취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한다. “노인들은 지문이 희미해지는 경우가 있는데다, 나이가 많은 분들 중에는 주민등록이 돼있지 않은 이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보가 취합되는 노인찾기종합센터 관계자는 '관계기관, 시설측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협조해 줄까'부터 걱정이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시군구별로 보호노인들의 데이터는 있었지만 자료 취합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특히 문제가 예상되는 미인가시설은 보건복지부에서 불법으로 분류했지만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 능동적으로 하는 단체도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게 분포돼 있는 상황이다.

한편, 노인복지시설협회 관계자는 “사업의 효율성이 낮은 편이어서 참여정부 이후 정부 예산 투입 대비 효율성에 대한 평가가 많이 이뤄지다 보니 실종아동 사업 등에 비해 실적이 낮더라도 정부차원에서 감안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