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74세 부인을 2년간 홀로 간병하던 78세 남편이 숨지게 한 ’치매 살인’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에 대한 유기범죄(살인 포함)는 올해 들어 벌써 36건에 달한다. 국내 치매환자는 65세 이상 인구 589만명의 9%인 53만명이다. 2008년 42만명에서 최근 4년 새 10만명이 늘었다. 2025년에는 103만명에 달할 것이라 한다. 치매 관련 치료비도 2001년 560억원에서 2010년 81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한국은 2017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로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다.

현재 치매환자 53만명 중 15만명만 요양시설과 간병인의 도움을 받고 38만명(72%)는 가족이 돌보거나 방치돼 있다. 치매환자 보호자 10명 중 8명이 직장생활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등 치매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다. 정부는 치매 치료ㆍ관리에 들어가는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2010년 8조7000억원에서 2050년 13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치매환자가 300만명이 넘고 간병살인이 연 300건에 달하는 이웃 일본의 모습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정부는 가족파괴를 넘어 사회문제화된 치매에 대한 종합대책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 우선 치매의 조기발견을 위해 65세 이상 노인들은 정기 치매 검사를 의무화하는 게 중요하다. 치매환자의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적용요건을 완화해 수혜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이 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은 치매 외에 각종 노인성 질환을 전부 포함해 29만명에 그치고 있다. 시설도 많이 부족하다. 현재 전국에 국ㆍ공립 1530개를 포함해 4237개소 요양시설이 있으나 수용인원은 총 13만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치매 전문시설은 없고 운영체계ㆍ서비스ㆍ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일본의 경우 치매 전담 의료기관을 5년 안에 500곳, 치매전문 의료인력을 4000명으로 늘리고 24시간 간병서비스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정부 차원의 치매환자 종합대책을 가동 중이라고 한다.

치매환자 지원은 결국 재정형편을 봐가며 해야겠으나 저렴하고 믿을 만한 위탁기관의 확충, 전문의ㆍ간호사ㆍ사회복지사ㆍ간병 도우미 등 소요인력 양성이 시급하고 긴요하다.

기사원문-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717470,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