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활동 저해하는 치매  원인 밝혀내

KIST,포스텍, 성균관대 공동 연구팀

국내 연구진이 치매가 발병하는 원인을 규명해 관련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신연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연구원과 이남기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부 교수, 권대혁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뇌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물질인 `알파시뉴클린`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뇌의 활성화를 저해, 치매를 일으킨다고 19일 밝혔다.

전체 치매환자 중 약 30%는 알파시뉴클린이라는 뇌신경세포 단백질이 변질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한 뇌세포에서 분비되는 알파시뉴클린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원활하게 나오도록 도와 뇌의 활성화를 돕는 이로운 물질이지만 서로 엉키게 될 경우 치명적인 독소로 변해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독소체가 어떤 방법으로 뇌세포 활동을 방해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응집된 알파시뉴클린이 신경전달물질을 엉키게 하는 것을 관찰했다.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은 `포낭 주머니` 안으로 들어가 전달된다. 알파시뉴클린이 뭉치게 되면 응집력이 생기면서 여러 개의 포낭 주머니를 엉키게 만들었다. 신 연구원은 "포낭 주머니가 뭉치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급격하게 저하됐다"며 "이는 시냅스의 신경전달 기능을 약화시켜 뇌의 기억 및 인지 활동의 약화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로 치매가 발생하는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면서 관련 치료제 개발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신연균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치매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연구 초기 단계인만큼 이를 실제 치료제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기사원문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27037,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