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09.01.13.11:21

당뇨병이 있으면서 노인성치매가 발생한 환자의 뇌는일반치매 환자의 뇌와 전혀 다른 변화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퓨짓 사운드 재향군인 보건의료센터(Veterans Affairs Puget Sound Health Care System)의 수전 크래프트 박사는 일반 치매환자는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끈적끈적한 단백질이 과잉생산되는 특징적 현상이 나타나지만, 당뇨병환자에게 치매가 발생했을 때는 뇌의 작은 혈관인 세동맥(arteriole)이 손상되고 신경조직이 붓는 전혀 다른 형태의 뇌변화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노인성치매의 발생경로가 두 갈래일 수 있으며 서로 다른 형태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크래프트 박사는 말했다. 다만 당뇨병-치매 환자라도 인슐린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만 이러한 색다른 뇌의 변화가 관찰되었다.

그러나 사망하기 전의 치매증세는 일반 치매환자나 당뇨병-치매 환자나 별 차이가 없었다. 크래프트 박사는 노인성치매 환자 71명을 포함한 196명의 뇌를 사전허락을 얻어 사망 후 관찰한 결과 치매환자가 아닌 사람은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뇌구조의 차이가 없었지만 인슐린 치료를 받은 당뇨병-치매 환자와 당뇨병을 겪지 않은 치매환자의 뇌변화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당뇨병이 있었지만 인슐린 치료를 받지 않은 치매환자는 일반 치매환자와 다름없이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인슐린이 치매 발생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를 포함해 여러가지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크래프트 박사는 지적했다. 당뇨병 환자는 보통사람에 비해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결과는 무엇이 치매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한편 이를 막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크래프트 박사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학 기록(Archives of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