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인들이 서울 능동로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걷기대회에 참가해 공원을 거닐고 있다..

'걷기'만으로도 치매가 예방될 수 있을까?

22일 성동구치매지원센터와 한양대학교에 따르면 미국에서 정상 노인 120명을 한 번에 30분씩 일주일에 3번 걷게 한 결과 1년 뒤 사람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오히려 2%나 커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통상적으로, 사람은 50세가 넘으면 '해마'가 매년 1%씩 줄어들어 치매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연구결과는 걷기를 꾸준히 하면 '해마'가 오히려 늘어나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는 것.

이런 연구결과를 반영하듯, 걷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국내 기관이나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성동구보건소다.

성동구보건소는 열린 보건소 사업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서울숲 기찾길(기억을 찾는 길)'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은 성동구치매지원센터의 전문 강사를 초빙해 치매환자 및 환자 가족과 지역주민들에게 걷기운동 및 치매예방교육, 가족 간 친밀감 향상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매월 4째 주 토요일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에서 진행된다. 특히, 행사 당일에는 걷기운동과 함께 참여자들의 혈압과 혈당검사 등도 실시된다. 이어 프로그램 적용 전·후 치매예방교육과 함께 참여자들의 건강 변화상태, 프로그램 효과 등도 분석하게 된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성동구치매지원센터 홈페이지(www.seongdong.seouldementia.or.kr)나 유선전화(02-499-8071~4)를 통해 할 수 있다.

앞서 성동구는 지난 2007년 성동구보건소와 한양대학교의 협약을 통해 서울시 최초로 치매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 현재 성동구 60세 이상 노인의 43%인 2만3032명에게 선별검진을 실시했다. 성동구치매지원센터는 선별검진 수검자 2만3032명 중 1465명의 치매환자를 발견했다.

또한 저소득층 환자 479명에게는 원인확진검사비와 치료비 지원, 방문간호 신청자 686명에게 지속적인 방문간호 서비스 제공, 기저귀가 필요한 793명의 환자에게 매월 기저귀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경희 성동구보건소장은 "치매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중의 하나이지만 치매 위험인자들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해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성동구 관내 주민들의 치매예방을 위해 성동구치매지원센터, 평생건강누림센터 등 다양한 보건·복지시설의 프로그램을 통해 다각도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다.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 경영과 임직원 건강을 위해 걷기에 나서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임직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계단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계단길은 계단 벽면에 자연 풍경 사진으로 꾸미고, 걷기 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를 표기한 시설을 갖춘 것이다.

또한 LG전자는 LG트윈타워와 일부 사업장에 전동 안마의자를 비치한 'e-안마실'을 마련해 임직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부터 '걷고(Go)' 빼고(Go)' '끄고(Go)'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상시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 여기엔, 사내 절전과 친환경은 물론 임직원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부터 '걷기(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세부 프로그램으로 'Green Life Campaign'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3개 층 이하를 이동할 경우 엘리베이터 대신에 에너지 계단을 이용, 에너지 절약 실천과 임직원 건강 향상을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 노인 치매분야 권위자인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걷기는 의학적으로 볼때 노인 치매 예방에 아주 효과적인 운동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매일 30분 이상 걷기를 하면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늘어나는 등의 국내외 연구결과가 나올 만큼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기사원문 - http://www.fnnews.com/view?ra=Sent0601m_View&corp=fnnews&arcid=201303220100210080011737&cDateYear=2013&cDateMonth=03&cDateDay=22, 파이낸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