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암이나 심장 질환보다 훨씬 많은 치료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 민간연구단체 랜드코퍼레이션이 4일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알츠하이머 등 치매 증세를 가진 환자를 위해 가족과 사회가 지불하는 비용은 연간 1570억~2150억달러(약 176조~241조원)에 이른다.

건강보험을 통해 추적할 수 있는 약물 구입과 요양원 이용 등 직접 비용만 1090억달러(2010년 기준)다. 이는 심장 질환(1020억달러)보다 조금 많고, 암(770억달러)에 비해서는 40% 이상 많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허드 선임연구원은 “치료 비용 대부분은 장기간 돌보는 데 들어가는 돈”이라며 “치매 환자에 대한 경제적 부담은 지금도 이미 크지만 더 커질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비공식적 의료비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 크다. 뉴욕의 마운트사이나이 의과대 알츠하이머연구소 메리 사노 소장은 “치매는 현금으로 지불하는 돌봄 비용이 많지만 정부 보조는 연간 비용의 10% 수준”이라며 “나머지는 가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알츠하이머협회가 심각하지 않은 수준의 치매 환자를 포함해 추정한 총 연간 치료 비용은 1720억달러(2010년 기준)나 됐다.

특히 최근 고령화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이 같은 비용은 2040년 두 배가 될 것으로 단체 측은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서 70대 이상 연령 인구의 15% 정도가 치매로 고통받고 있었다. 보고서는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치료비를 4만1000~5만6000달러 정도로 집계했다. 이는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과 치료법 중에 당뇨와 고혈압, 우울증 등을 제외하고 순수 치매와 관련한 비용만 포함한 것이다.

치매의 가장 보편적 증상인 알츠하이머는 현재 미국에서 530만명이 앓고 있으며, 미국인의 사망 원인 중 6위를 차지한다. 현재 치료법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뿐 병의 진행을 늦추지는 못한다. 확진 판결 후 평균 4~8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기사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4042229055&code=970100,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