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냄새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치매의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잔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치매환자와 일반인에게 눈을 가리고 바나나와 양파, 초콜릿의 냄새를 맡도록 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치매 환자(65세)]
"모르겠어요. 냄새 못 맡아요."

[인터뷰:강희자, 일반인(69세)]
(무슨 냄새인 지 아시겠어요?)
"바나나, 양파"

이처럼 치매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후각 기능이 많이 떨어집니다.

특히 왼쪽 콧구멍으로는 냄새를 거의 맡지 못합니다.

미국 대학에서 치매환자와 일반인 133명에게 땅콩버터를 이용해 검사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일반인은 좌우 후각기능의 차이가 없는데 비해 치매환자는 차이가 아주 심했습니다.

노르웨이 대학 연구에서도 치매환자의 후각 기능은 같은 나이대 일반인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비밀은 후각세포가 뇌신경세포 그 자체라는 데 있습니다.

치매환자의 경우 왼쪽 후각기능을 좌우하는 좌측 뇌 해마 부분에서 퇴행이 먼저 진행됩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왼쪽 콧구멍으로 냄새를 맡기 힘들다가 병이 진행되면 양쪽 모두 냄새를 맡지 못합니다.

[인터뷰:이준영, 서울대 보라매병원 정신과 교수]
"후각세포는 뇌세포가 바깥으로 나와 있는 기관, 뇌에서 일어나는, 치매에서 일어나는 퇴행성 변화를 예민하게 반영해주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익숙한 냄새를 갑자기 맡지 못한다거나, 왼쪽 후각이 오른쪽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치매는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코에서 10cm 정도 거리에서 평소 익숙한 냄새를 맡지 못한다면 치매 초기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평소에 축농증이나 비염 같은 다른 코질환이 있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YTN 김잔디[jandi@ytn.co.kr]입니다.

기사원문 - http://www.ytnscience.co.kr/program/program_view.php?s_mcd=0082&s_hcd=&key=201309231758015036,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