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능 손상… 언어·사고 등 인지 능력 저하

최근 수년간 치러진 치매 관련 역학조사들의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는 6.8~13%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유병률도 높아지며, 평균 수명이 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는 점차 증가 추세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치매를 알츠하이머병의 동의어로 알고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한 원인이다. 기억력이 떨어지면 치매가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모두 치매는 아니다. 이강수 차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억력 저하는 치매의 초기 증상에 포함되지만 본인이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걸 인정하고, 힌트를 주면 다시 기억이 나는 경우는 정상적인 노인성 건망증으로 본다"며 "치매는 뇌 기능에 지속적인 손상을 미쳐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보다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치매의 증상은 진행 정도나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가벼운 기억 장애부터 심한 행동 장애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교수는 "말기로 진행되면 언어, 사고, 추리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인격도 변하고 운동 능력도 떨어져 결국 사망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조기 발견, 약물 치료로 치매 진행 더디게

치매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알츠하이머병이다. 전체 치매의 약 40~50%를 차지한다. 뇌 신경세포 주변에 이상 단백질이 쌓여 신경세포를 죽게 하는데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는 서서히 진행된다. 기억력 감소부터 시작해 각종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 말기로 가면 걷지 못하고, 전신의 근육이 굳고 대소변을 못 가릴 지경에 이른다. 길게는 발병 후 20년, 평균적으론 8~10년 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뇌 기능 손상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약물 치료는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로 많은 치매 원인 질환은 뇌혈관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기능에 이상을 불러 치매를 일으킨다. 이를 혈관성 치매라 부르는데, 혈관성 치매의 경우 조기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면 병의 진행을 중지시킬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밖에 드물게 영양결핍이나 간 질환, 만성 신부전 등이 원인이 돼 치매가 오는 경우도 있다.

치매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전문의들은 다만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을 예방 또는 치료하고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뇌졸중 등을 미리 확인해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며 "금연과 적정 체중 유지,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게 좋다"고 했다.

◇기억력 저하 심해졌다면 신경심리검사를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고 일상에서 능숙하게 했던 일을 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치매 위험 요인을 많이 갖고 있다면 1년에 한 번은 인지 기능 평가를 해보라는 게 이 교수의 조언이다. 종합건강관리센터 차움은 치매 진단과 치료를 위한 신경심리검사를 비롯해 뇌파검사, 뇌 MRI, 뉴로피드백(neurofeedback, 뇌신경훈련) 등을 제공한다.

치매 환자의 치료에는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치매 환자는 낮밤이 바뀌는 수면 장애, 배회, 공격적인 행동, 의심, 망상 등 다양한 문제행동을 보인다"며 "가족이 이를 잘 이해해야 환자의 상해 위험을 줄이고 가족 사이에 오해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치매가 진행되면서 일어나는 행동 및 인격의 변화는 많은 부분 정신과 약물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움은 강남구 삼성동 테헤란밸리에 차움 건진센터 삼성분원을 최근 개원했다. 테헤란로 인근에 밀집한 중장년층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기본 종합건강검진은 물론 질환별, 장기별로 특화된 다양한 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차병원그룹 소속 의료진과의 협진 시스템을 갖췄다. 월~금요일 오전 7시 30분~오후 4시 30분, 토요일 오전 7시 30분~11시 30분 이용 가능하다.
도움말=이강수 차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기사원문 -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01/2014120102460.html,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