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머리를 안 쓰고 지내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뇌 위축이 빨리 오는 것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뇌 훈련 교육 자료를 개발하게 됐죠. 하루 한 시간 머리 쓰기 뇌 훈련은 치매 치료 약물을 복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나덕렬 소장은 신경과 교수로, 치매 연구 권위자다. 치매 연구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170편 이상 게재한 세계적인 뇌과학자다. 뇌 훈련 책인 '뇌선생의 건강두뇌교실'을 집필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그가 새로이 개발한 최신 뇌 훈련법을 매주 화요일자에 싣는다. 중앙치매센터가 개발해 지난해부터 연재해온 '두근두근 뇌 운동'이 신문 콘텐츠를 이용한 것이라면, 나 교수팀의 뇌 훈련법은 도형이나 그림, 숫자, 단어 등을 활용했다.

나 교수는 "치매 환자와 65세 이상 일반 노년층을 놓고 3년 동안 뇌 피질 두께 변화를 MRI로 찍어 추적 관찰했더니, 치매 환자는 물론 일반인도 머리를 안 쓰고 그냥 두니까 3년 만에 뇌 곳곳이 눈에 띄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를 막으려면, 신체 건강을 위해 일부러 달리기나 등산을 하듯이, 뇌도 시간을 내어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 나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얼굴 관리하듯 평소에 뇌를 관리하면 100세까지 총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경도 치매 환자를 위한 인지기능 개선 훈련은 대상자를 병원에 데리고 와서 머리 쓰기를 시키기도 하고, 집에서 숙제하듯이 뇌 훈련을 한 결과를 제출케 하기도 한다.

나 교수는 "집에서 숙제하듯이 인지 기능 개선 훈련을 해도 병원에 와서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그런 면에서 매일 아침 집으로 배달돼 오는 신문을 갖고 하는 뇌 훈련은 효율적이고 효과가 뛰어난 방법"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머리를 많이 쓴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결국 치매에 걸리지 않았느냐"고 하자, 나 교수는 "치매 발생 시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그들이 그 정도로 머리를 썼기에 그나마 치매에 늦게 걸리고 천천히 앓게 됐다"며 "노년으로 갈수록 뇌 훈련을 많이 하면 치매가 늦게 오고, 앓더라도 천천히 지나간다는 것은 이미 정설이 됐다"고 말했다.

치매는 통상 70~75세에 본격적으로 오지만 그 징후는 50세 정도에서 시작된다. 나 교수는 "뇌도 근육처럼 알통이 있어서 훈련을 시키면 뇌 피질이 두꺼워져 몸짱과 같은 '뇌짱'이나 '뇌미인'이 될 수 있다"며 "뇌도 관리를 안 하면 추해지고 초라해지니 젊어서부터 꾸준히 머리 쓰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