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생도 부창부수다. 부부 중 한쪽이 치매를 앓으면 그 배우자는 그러지 않는 배우자들보다 치매가 생길 위험이 6배 높게 나타난다.

미국 유타주립대 노인 의학 연구팀이 65세 이상 1221쌍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결과는 미국노인병학회지에 발표됐다. 이 부부들은 연구 시작 시점에서는 배우자 양쪽 다 치매가 없었다. 연구팀은 12년간 이들의 치매 발생 패턴을 조사했다. 그 기간 남편 125명, 아내 70명에게 치매가 발생했고, 30쌍(60명)은 부부 둘 다 치매에 걸렸다.

분석 결과, 치매 발생은 나이 들수록 증가했는데, 아내가 치매에 걸리면 남편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1.9배 증가했다. 남편이 치매이면 아내의 치매 위험은 3.7배 커졌다. 나이와 성별, 사회·경제 수준 등을 종합하면, 배우자 치매는 치매 발생 위험을 평균 6배 증가시켰다.

연구팀은 "부부는 치매를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장기간 공유했을뿐더러, 치매 배우자를 간호하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배우자 한쪽이 먼저 치매에 걸렸을 때 나머지 배우자는 치매 조기 발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이나 아내가 심근경색증을 앓으면, 그 배우자는 우울증 발생 위험이 3배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덴마크 연구팀은 1997년부터 2008년 사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 1만6506명과 이와 무관한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 4만9518명을 대상으로, 배우자에게 심근경색증이 생겼을 때 어떤 영향을 받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심근경색증 환자를 둔 배우자 그룹에서 항우울제를 먹는 비율이 3배 높게 나왔다. 그런 경향은 배우자 심근경색증 정도가 치명적일수록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거의 모든 심근경색증이 갑작스레 발생하기 때문에 배우자는 이를 감당할 시간적 여유 없이 강하고 심각한 충격을 받아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치매에서 보듯, 일반적으로 배우자가 질병에 걸렸을 때, 남편이 아내보다 더 취약하여 후유증과 관련 질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게 나온다.

 

 

 

기사원문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10/2015021000129.html,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