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년 13만7000명 매년 25%급증　　
ㆍ인천지역은 1만8000여명 추정　　
ㆍ여성이 남성 2.2배… 50대도 흔해　

치매는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따라붙을 만큼 고통스럽고 고생스러운 질환이다.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다’고 넘겨버리기에는 환자 스스로 겪는 고통뿐 아니라 가족이 겪는 어려움이 너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최근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건강 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토대로 치매환자에 대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치매 실진료환자수는 7년 동안 해마다 2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2만9000명 수준이던 치매환자는 2008년 13만7000명으로 4.7배나 늘었다. 2008년 기준으로 남성이 4만3000명, 여성은 9만5000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2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 실진료환자가 11만2000명으로 전체 환자의 81.4%를 차지했다. 50대 이하 치매환자가 5000명이 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천은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노령인구가 8.2%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다. 그러나 인천 역시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긴 마찬가지다. 2001년 1216명에 불과하던 치매환자는 2008년 6057명으로 4.98배 늘어났다. 전국적인 증가 추세를 앞질렀다. 아직까지 인구 10만 명당 실진료환자는 227명으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광역시 가운데서는 가장 낮은 숫자다.

인천사랑병원 신경정신과 김택수 과장은 “치매 치료는 기억력 감퇴를 막는 약물 치료와 함께 가정방문 서비스, 주간보호프로그램, 요양 서비스와 같은 치매관리 서비스가 병행돼야 한다”면서도 “일단 발생하면 아직까지는 되돌리기가 어려운 질환인 만큼 예방을 위한 개개인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천시는 최근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내놨다. 시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치매환자까지 합치면 관내 65세 이상 노인 21만 명 중 8.4%인 1만8000명이 치매환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진료환자수와 차이가 생기는 것은 아직까지 치매를 ‘노망’으로 여기고 숨기려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치매를 조기발견할 수 있도록 치매 조기 검진사업 참여 보건소를 현행 6개소에서 2015년까지 10개 구군으로 확대하고 66세에 시행하는 생애전환기 건강점진과 70세, 74세에 받는 일반건강 검진에 치매선별 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했다. 정기검진에 치매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시는 12개 주간보호시설에서 1200명의 치매 노인을 돌보고 있는데 2015년까지 주간보호시설을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과 계양구에 개원 예정인 제2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 외에 2015년까지 시립치매병원을 두 군데 더 늘릴 방침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치매환자에게는 2010년부터 약제비를 지원하고, 주간보호센터에 등록된 재가 치매환자에게는 치매 관련용품도 지원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 등과 연계해 치매예방 교육 및 인지재활프로그램도 전개할 계획이다.

<최보경기자 cbk41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