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얌전하고 유순하게 지내다가 해가 떨어지면 안절부절못하거나 불안해하는 증상이 있다. 이른바 일몰(日沒) 증후군으로, 치매 증상 중 하나다. 낮에는 가만히 있다가 해가 진 이후에 쉽게 화를 내고 과민 반응을 보이거나, 강박적 또는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런 환자 때문에 화재 사고가 나거나, 환자가 밤에 집 밖으로 나가 실종되는 일도 벌어진다. 심하게는 환각이나 망상 증상도 보인다.

일몰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육체적으로 피곤하거나, 생활이 불규칙해 생체 시계 리듬이 깨졌거나, 망상 증상이 있으면 증세가 심해진다. 특히 낮에 어두운 조명 아래나 그늘진 곳에 주로 있으면, 일몰 후 불안과 혼돈 증세가 악화된다.

일몰 증후군이 있으면 낮에 환자를 햇빛이 잘 들거나 실내조명이 밝은 곳에서 지내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 신경학회 연구팀은 요양소에서 생활하는 평균 86세 치매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낮 동안의 빛의 양이 치매 증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밝은 환경에서 활동한 노인들이 그렇지 못한 노인에 비해 치매 관련 우울증 증상이 19% 낮게 조사됐다. 인지력 감소도 줄었다. 밝은 환경에서 활동하면 치매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아울러 낮에 밝은 환경에서 지내게 하면서 수면주기에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 '멜라토닌'을 함께 복용하게 했더니, 치매 노인들이 잠도 잘 잤다. 잠드는 데 걸린 시간이 19% 줄었고, 중간에 깨지 않고 자는 시간이 25% 증가했다.

일몰 증후군을 줄이려면 ▲낮시간 환한 곳에서 지내고 ▲산책이나 야외 활동을 통해 햇볕을 쬐는 일과를 만들고 ▲낮잠을 줄이고 ▲수면과 기상, 식사 시각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카페인과 설탕 섭취를 줄이고 ▲석양 즈음에도 실내를 다소 밝게 유지하며 ▲밤에 주변 소음을 없애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기사원문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4/20/2015042004072.html,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