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금 납부나 거스름돈 계산에서 유난히 실수가 많으면 치매 발생 징조로 받아들여야 한다. 돈 관리 능력이 저하되면 1년 안에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치매 연구 결과다.

미국 앨라배마대 알츠하이머센터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87명과 비슷한 나이의 건강한 사람 76명을 대상으로 경제 생활과 관련된 조사를 1년 동안 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논리력, 어휘력 등이 일부 떨어진 상태다.

연구 참가자들은 실험 시작 전에 은행 잔고 확인하기, 계좌 이체하기, 수표 발행하기(미국에서는 개인이 수표를 발행해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흔하다), 공과금 내기, 잔돈 계산하기 등 돈 관리와 관련된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발휘하는 능력을 측정받았다.

돈과 관련된 경제 활동에는 일상에서 최신 기억 능력과 통합적 판단 능력이 동원되는 복합적인 뇌 기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손상되면 즉각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돈 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는 치매 연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지표다.

1년 뒤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25명에게서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했다. 상태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이들의 경제 활동 능력 점수를 보니, 1년 사이 전체 평균 6%, 수표 관리 능력은 9%나 떨어져 있었다. 치매로 발전하지 않은 사람에게선 이런 점수 하락이 없었다.

연구진은 "돈 계산 능력이 갑자기 떨어지면 치매 초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반대로 치매 초기로 넘어가면 돈 관리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공과금을 두 번 내거나, 아니면 특별한 이유 없이 체납하는 등 부실한 돈 관리 능력을 보이면 가족과 의료진은 치매 초기 증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기사원문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5/25/2015052501975.html,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