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의사선생님] [김상윤 교수의 뇌 이야기]

美영화배우 故로빈 윌리엄스 - 뇌 부검 결과 자살 원인 '루이치매'
우울증부터 나타나는 질환으로 증상 복잡해 초기 진단 어려우나 약물 반응 좋아 치료 효과 높아

미국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1951~ 2014)를 기억하는가. 굿모닝 베트남(1987), 죽은 시인의 사회(1989), 사랑의 기적(1990), 피셔 킹(1991), 굿윌 헌팅(1997), 패치 아담스(1998) 등 영화에서 진지하고 순수한 연기를 보여준 로빈 윌리엄스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그가 작년에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 당시 배우로서 재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경찰 발표가 있었다. 알코올 중독, 두 번의 이혼과 관련된 우울증이 자살 원인인 것처럼 이야기됐다.

하지만 최근 뇌 부검 결과가 나오고 의학적 증상들을 다시 점검하면서 그의 질병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를 자살에 이르게 한 것은 '루이(Lewy)치매'로 밝혀졌다. 루이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치매 다음으로 흔한 치매 원인 질환이다. 나타나는 증상이 복잡하고 환자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서 초기에는 제대로 진단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형적으로는 우울증과 변비가 오래전부터 있다가 몸동작이 느려지는 서동증, 몸의 경직과 이로 인한 보행 장애, 균형감 저하와 같은 파킨슨병의 증상과 인지 기능 장애가 같이 나타난다. 노인들을 힘들게 하는 파킨슨 증상과 인지 기능 장애가 한꺼번에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와 그 가족으로서는 충격이 큰 질환이다. 그 외에도 매우 특징적인 환시와 렘수면 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너무 다양해 진단하기 쉽지 않은 질환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점 때문에 적절한 치료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약물에 대한 반응도 좋고, 사용할 수 있는 약제도 많다. 신경과 의사로서도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