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치매 환자 쉽게 찾는 배회감지기 신청하세요 (의정부=연합뉴스) 27일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최근 치매 노인 실종이 늘고 있다면서 조기에 실종자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배회감지기(GPS)'를 무료 대여 제도를 적극 이용해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배회감지기의 모습.2015.4.27<<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jhch793@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작년 4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수발하던 30대 여성이 말다툼 끝에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다른 가족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4년간 어머니를 돌보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치매 환자의 가족 가운데는 '그래도 내 부모다', '우리 가족 일이다'라고 생각하며 외부에 알리지 않고 혼자 짐을 지고 가려는 이들이 많다. 그렇게 여러 해 지내다 보면 몸은 지칠 대로 지치고 정신은 피폐해진다.

심지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 절망한 나머지 환자를 살해하고 동반자살까지 시도하는 등의 극단적인 사례도 그리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의 24시간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는 치매에 관한 기본 정보는 물론 간병인들이 흔히 마주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조언까지 다양한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센터 홈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으로 상담사들이 치매 환자나 가족을 응대한 내용을 정리한 사례집도 올라와 누구나 볼 수 있다. 치매 환자를 돌보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다른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어떤 고민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에 유용하다.

다른 환자 가족과 소통하면서 어려움을 공유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중앙치매센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동행'에는 환자 가족끼리 익명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치매, 희망을 품다'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7일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 제2체육관에서 열린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9.17 ryousanta@yna.co.kr

 

 

혼자 끙끙대며 환자를 돌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 어떤 제도가 있는지 살펴보고 최대한 이용하면 환자 가족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

작년 하반기 도입된 '치매가족휴가제'는 치매 노인을 연간 6일까지 보호시설에 맡길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병간호에 지친 가족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주는 제도다. 치매상담콜센터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치매 증상은 가볍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환자를 위한 '치매특별등급'(노인장기요양 5등급) 제도도 있다. 전문 요양보호사가 회상활동, 미술치료, 계산하기 등 활동을 함께하며 환자의 두뇌 인지능력이 나빠지지 않게 돕는다.

만 60세 이상으로 치매 치료제를 복용하는 노인 중 소득이 전국 가구 평균 월소득의 100%(4인 기준 483만6천원) 이하라면 약값과 진료비를 월 3만원까지 실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각 지역 보건소(서울은 치매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치매 노인이 밖에 나갔다가 실종될까 걱정된다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 방식의 배회감지기를 신청할 수 있다. 환자의 목 등에 걸어주면 보호자에게 실시간으로 환자 위치가 전송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용 대상이다.

서울광역치매센터 관계자는 "치매 환자 때문에 발생하는 부담은 가정 내에서 환자를 주로 돌보는 사람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안녕에 영향을 미친다"며 "지나친 부담감은 나머지 가족의 우울, 노인 학대나 유기, 심지어 죽음까지 초래하는 만큼 힘들 때는 밖에 도움을 구하고 관련 제도를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기사원문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19/0200000000AKR20150919057000004.HTML?input=1195m,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