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맞벌이를 하는 이미영(가명·35) 씨는 시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다.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돌보던 시어머니가 치매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던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아이를 비롯한 가족과 갈등이 심화됐다. 이 씨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주변의 시선이었다. 시어머니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자괴감도 컸다. 주변 친지에게 시어머니를 부탁했다가 싸늘하게 거절당하는 아픔도 맛보았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이 요양원. 그 후 이 씨는 "솔직히 정신적·육체적으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노인 10명 중 1명 치매 환자
고령화시대 환자 급증 추세
치료법 없어 예방이 '최선'  
꾸준한 운동·밝은 삶이 중요 

최근 정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85세 이상 노인은 2명 중 1명이 치매 증세를 보인다. 2030년에는 치매 환자가 127만 명,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에 달하는 등 20년마다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누구도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뜻이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우리 사회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장기요양보험제도를 개선하고 요양시설을 확충하는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치매 인구를 감당하기에는 벅찬 것이 현실이다.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은 정상인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행동이 마치 세 살배기 어린아이 수준이라 보호자의 손길이 절실하다. 더욱 힘든 것은 치매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환자보다 보호자가 더 큰 고통을 당하는 병이 치매다. 몇 년 전 한 유명 가수의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사회적 파장은 엄청난데 현대 의학도 확실한 해결책을 내어놓지 못하고 있는 치매를 일상생활 속에서 예방하는 방안을 대남병원의 도움으로 알아보았다.  

■규칙적인 운동  

운동은 두뇌 활동을 활성화한다. 가장 쉬운 운동은 빠르게 걷기다. 활기차게 걷는 것만으로도 뇌에 맑은 피를 공급할 수 있다. 혈액 순환을 활성화하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물질도 증가한다. 걷기를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심폐 기능을 개선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체력에 따라서는 수영과 요가와 같은 전신 운동을 하면 더욱 좋다. 평소 익숙한 운동을 하루 50분 이상 꾸준히 하면 가장 좋다.

■금주, 금연 

과도한 음주는 뇌세포를 파괴한다. 과도한 음주는 뇌세포에 필요한 영양소를 결핍시켜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알코올 중독자의 MRI 사진을 판독해 보면 뇌의 노화 속도가 또래보다 10년가량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흡연은 백해무익이다. 니코틴에 심혈관을 노화시키고 뇌졸중을 유발하는 위험 물질이 다량 포함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니코틴은 이뿐만 아니라 뇌의 기능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한다.  

■두뇌 게임  

머리를 많이 쓰고,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치매가 찾아올 확률이 낮다. 꾸준히 책을 읽고 신문과 방송 등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매체를 자주 접하는 것도 좋다. 바둑과 고스톱, 퍼즐 맞추기 등 집중력이 필요한 게임도 최선의 두뇌 훈련으로 꼽힌다.  

■젊은 마인드  

그동안 익숙했던 것을 일시에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버리고 사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자.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는 나이가 없다.  

■봉사하는 생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순간 우리의 뇌에서는 행복 호르몬이라 할 수 있는 엔도르핀 분비가 활성화된다. 엔도르핀의 효과는 마음의 평온과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또한 뇌 혈류를 개선하면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뇌 건강을 위해서 작은 봉사라도 실천하자.

■건강 식단  

제철 과일과 색깔 짙은 채소는 항산화제의 보고다. 견과류와 등 푸른 생선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항노화 효과도 높아 뇌혈관을 튼튼히 해주며 뇌 혈류 개선을 도와주는 장수 식품이다. 

장우성 대남병원장은 최근 학계에서 발표된 치매 예방법에 대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대인관계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최대한 줄이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무엇보다 웃으며 밝게 사는 것이 보약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