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나이가 60세 중반으로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앞으로 치매가 발병할 소지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당장 발병할 것은 아니겠지만,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들면서 앞으로가 걱정이 됐습니다. 가족이라고는 이복형제들밖에 없는데, 형제들과 그리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만 하면서 재산을 상당히 축적한 상태인데, 만약 제가 치매에 걸려 정신이 온전하지 않게 되면 이복형제들이 제 재산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법적으로 재산 등을 보호받을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2013년 7월 민법이 개정되면서 '성년후견제도'가 새롭게 도입됐습니다. 기존 금치산 및 한정치산제도와 달리 피후견인의 잔존 능력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재산관리 및 사무 처리 등의 도움을 주는 제도입니다. 성년후견 내에서도 피후견인의 사안에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실 수 있는데, 의뢰인에게는 그 중 '임의후견'이 권해집니다. 임의후견은 정신적 제약이 생길 상황에 대비해 자신의 재산관리, 신상보호 등에 관한 사무를 후견인에게 맡기고 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의뢰인이 믿을만한 사람으로 직접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으며, 후견범위도 후견 계약을 통해 가능합니다.

얼마 전 치매에 걸린 70대 할머니의 동생이 임의로 처분한 할머니 소유의 부동산을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가 소송으로 찾아준 사례가 보도된 적 있다. 또 검찰이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과 그의 아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한 사례가 기사화되기도 했다.

위 뉴스에서 소개된 '성년후견제도'는 2013년 개정된 민법에 따라 금치산·한정치산제도가 폐지되면서 새롭게 도입된 제도로,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다. 기존 금치산·한정치산제도는 재산적 법률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본인 행위를 제한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성년후견제도는 피후견인의 능력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로 후견의 범위를 재산뿐 아니라 복리에 대한 부분까지 확대했다.

제도를 세분화해 구체적인 사안에 맞는 후견제도를 취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기존 제도와 차별화된 점이다. 피후견인의 상황에 따라 후견인의 권한을 달리한 4가지 종류로 구분했다. 법률 행위 능력이 지속해서 모자랐을 때 적합한 '성년후견', 원칙적으로 행위 능력자이나 법률 행위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 권해지는 '한정후견', 그 외 특정한 사안에 한정해 후견이 개시되는 '특정후견'과 당사자의 계약에 따른 후견인 '임의후견'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특정후견과 임의후견은 과거에는 없었던 제도로 피후견인의 행위능력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피후견인의 필요에 따라 후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후견 방법이다.

의뢰인 상황의 경우, 현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문제가 없는 온전한 정신상태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원하는 후견인을 선정해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임의후견'을 통해 가능한데, 피후견인이 스스로 정신적 제약이 생길 상황에 대비해 자신의 재산관리, 신상보호 등에 관한 사무를 후견인에게 맡기고 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임의후견은 피후견인이 직접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으며, 후견범위도 후견 계약을 통해 가능하다. 또한, 피후견인 본인의 행위능력이 제한되지 않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도 가능하다. 후견인으로는 친족뿐만 아니라 변호사, 법무사 등 전문가로도 지정할 수 있다.

한편, 현재 치매 상태이거나 정신적 장애로 인해 재산관리가 힘든 경우라면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년후견인은 피후견인의 법률행위에 대한 포괄적 대리권, 취소권을 갖지만, 때에 따라 후견인의 권력 남용을 위해 법원이 개입할 수 있다. 한정후견의 경우 피후견인의 법률행위 능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한정후견인은 법원이 정한 일부 범위 내에서만 대리권, 동의권, 취소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