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약국을 찾는 환자 중에 치매 증상을 보이는 노인들도 상당수 있어 약사들의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경기도의 ㅇ 약사는 얼마 전 이와 관련된 사례를 겪었다. 당뇨가 그리 심하지는 않으신 85세 할머니가 채혈에 쓰는 바늘을 2년간 한 개로 사용해왔다며 달라고 해 건넸다. 

그 할머니는 2년간 쓴 건 너무하다 싶어 어제 팔팔 끓는 물에 바늘이랑 플라스틱 사혈침 볼펜까지 삶았는데 플라스틱이 다 녹아 못쓰게 됐던 것. 

그런데 그날 오후 전화로 사혈기가 없다며 왜 안 줬냐고 짜증을 냈다. ㅇ 약사는 CCTV 확인해서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10분 마다 전화해 확인했냐고 독촉하더니 나중에는 가방에서 찾았다고 연락이 왔다. 

이 할머니는 이날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간 계속 이런 증상을 보여 왔다. 할머니 가족들과도 잘 아는 사이인데 이런 사례들을 전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가족에게 알리면 고마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가족에게 이야기했고 딸이 가끔 보니까 잘 못 느꼈다며 매우 감사를 표시했다. 

ㅇ 약사는 "요즘 치매와 관련돼 연계하는 제도가 발달돼 있어 약사들이 이를 숙지하고 있다가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단골약국일수록 환자의 치매증상을 잘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의 ㅎ 약사도 치매환자를 많이 겪는 경우다. 그러나 가족들이 불편해하는 경험이 많았다. ㅎ 약사는 "우리가 보기에는 이상해 가족들에게 연락했더니 (치매라고)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악화돼 요양병원에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ㅎ 약사는 또 "다른 가족은 치매약을 먹으면 환자가 자꾸 잔다고 보호자가 임의로 일부 약을 빼는 바람에 더 악화된 경우도 있었다. 보호자는 자신의 잘 못을 인정하지 않고 약 탓만 한다. 자식 약 줄 경우하고 부모약 챙기는 경우는 다르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치매를 겁내는 노인들이 많다. 예전에는 예방을 위해 아리셉트(도너페질)을 비급여로 많이 찾았는데 요즘은 글리아티렌제가 보험이 되니 처방을 많이 받는다. 다른 성분들에 비해 상병코드를 잡기 쉬워 더 처방이 많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ㅎ 약사는 "약국에서 치매환자에 대비한 매뉴얼은 없다. 일본의 재택의료보험은 이런 경우도 관리해 좋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의 ㅅ 약사는 "치매 증상이 있는 환자나 그 가족에게 지역주민센터나 치매센터에서 큰 비용들이지 않고 검사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혈관성질환과 관련된 내과점검, 영양학적 점검, 노인성 우울증 등에 대한 안내도 하고 있다. 본인이든, 가족이든 당황스러운 일이라 찬찬히 방법을 찾자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매환자들은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약국에서 초기 치매환자들에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원문 - http://www.kpanews.co.kr/article/show.asp?idx=172705&table=article&category=B,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