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과 연결된 질병은 특히 유의해야
혈관성치매는 20~30대부터 뇌변화 시작

여성은 6개월에 한번씩…
치매가 비록 암보다 무섭다는 질병이긴 하지만 모든 질병이 그렇듯 어느 정도는 예방이 가능하다. 치매를 예방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다. 건강검진은 최소한 1년에 한 번 정도는 받는 것이 좋고, 특히 여성은 6개월에 한 번씩 산부인과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건강검진을 그때마다의 일회성 행사로 처리하면 예방에 큰 의미가 없다. 매년 받은 건강검진의 수치나 의사소견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특히 정상범위를 벗어나 있거나 비정상과의 경계선상에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어떤 차이가 나는지, 그에 대한 의사의 소견은 어떤지 등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좀 더 세부적인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흔히 가족력이라 해 조부모, 부모, 형제들이 겪은 질병에 대해서는 보다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유전인자가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주고 살아온 환경과 섭생이 현재와 미래의 건강을 나타낸다. 가족력의 연령대별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건강관리에 중요한 점이다. 건강검진 시 가족력과 연결된 부문은 특히 유의해 살펴보는 것이 건강검진을 질병예방에 유용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정기진단을 통한 뇌 영상 사진과 인지력 테스트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 진단을 받으면 중증 치매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계속해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며 인지력 저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관리 프로그램과 연계될 수 있도록 보건소, 치매지원센터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렇듯 중요한 정기검진 즉, 치매 조기진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직까지 그 중요도에 비해 사회적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조기 진단이 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치매 고위험군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수치심, 불안감, 고립감 혹은 오진이 일으키는 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기 진단의 비율을 높이고, 조기 진단을 국가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논의가 사회 전반적으로 지속, 확산되고 있는 점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치매 예방 빠를수록 좋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뇌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예약된 질병일지도 모른다.
일본 대뇌생리학 대가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는 “치매는 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처음 10여년은 체감 증상이 거의 없고 검사를 해도 이상소견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며 “그러나 뇌에서 격렬한 변화를 거듭한 증상들이 후반 5년 들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치매 증상이 시작되는 평균 나이는 약 70~75세다. 치매의 싹이 치매로 나타나기까지 약 20여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50세부터 이미 뇌 속에 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치매를 예방은 젊었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적어도 40~50대부터 생활습관 개선과 예방치료로 뇌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40~50대 가운데 약 80%가 이미 치매를 향해 가기 시작한다고 봐야 한다. 뇌 건강을 지키려면 예방주사를 맞는 것처럼 당장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20~30대부터 치매를 일으키는 뇌변화가 시작된다. 치매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일찍 예방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뇌 건강으로 치매 예방
뇌는 쓸수록 좋아진다. 치매에 걸리는 사람들의 가장 일반적인 공통점은 치매 가족력, 저학력, 문맹, 고령이라고 한다. 저학력, 문맹, 고령자는 대개 뇌사용이 많지 않은 집단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뇌를 많이 써야 치매예방에 좋다는 것이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도가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또한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비만과 성인병, 잦은 음주도 뇌세포 파괴의 주범이다.

뇌 신경회로는 손을 정밀하게 많이 움직일수록 발달한다. 즉 손을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게 된다. 또한 뇌 건강에는 적절한 ‘공부’가 최고다. 지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신경전도가 일어나고 신경가지가 두터워진다. 다시 말해 신경회로가 넓어져 막힘없이 신경흥분을 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뇌를 너무 혹사시키고 오래 긴장하면 오히려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거나 혈류가 떨어져 베타아밀로이드가 증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뇌도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치매지원센터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치매 클리닉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 치매예방 교육 유인물에서는 뇌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본인의 노력을 통해 인지기능 약화를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나의 뇌를 웃게 하자’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5일간 매일 두 시간씩 뇌를 자극해 치매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운동법, 뇌 건강에 좋은 음식 등에 관한 교육을 받는다.

내용을 보면 십자말풀이, 끝말잇기, 반대말 대기, 특정 자음으로 시작하는 낱말 생각하기, 낱말 거꾸로 말하기 등은 전두엽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좋은 활동이다.
측두엽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매일 신문 기사를 하나씩 읽고 말이나 글로 요약해 보거나, 독서한 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거나, 앨범을 보면서 가족들에게 과거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거나, 매일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기사원문 - http://www.rw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543, 농촌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