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네가 설명해라."

일본에서 창업한 지 100년 이상 된 한 기업의 80대 사장이 고객 앞에서 부하 직원이 말을 가로막자 역정을 냈다. 부하 직원으로선 사장이 외부에 말해서는 안되는 내용을 갑자기 꺼냈기 때문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이 사장은 치매가 진행되면서 점점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고, 결국 지난 4월 퇴진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령화로 인해 일본 산업계에서 '경영자 치매'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전국 사장의 23%가 70세 이상이다. 60대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약 60%로 올라간다. 후계자 난 등으로 사장의 평균 연령은 상승 추세에 있다. 지난해 사장의 평균 연령은 60.8 세로, 5년 전 대비 약 1년 많아졌다.

일본 후생 노동성은 치매 노인이 2012년 460만명에서, 2025년 무렵에는 700만명 수준으로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약 5명 중 1명이 치매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도쿄에 소재한 세무사법인 체스터의 아라마키 요시히로 대표는 "치매와 관련해 중소기업 경영자 친족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며 "치매가 진행되면 의사 결정과 계약 작업에 지장이 나타나고 사업 승계와 상속세 대책을 세우는 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사이타마 현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은 중소 부품업체를 경영하는 아버지의 치매를 더 빨리 알았어야 했다며 후회하고 있다. 그는 부랴부랴 자신의 직장을 퇴사하고 뒤를 이으려고 하고 있지만, 최근엔 회사를 접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신문은 경영자 뿐 아니라 직원 역시 치매 간병으로 일을 그만 두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생 노동성 집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친족 간병을 하기 위해 직장을 퇴사하는 노동자는 연간 10만 명에 이르며, 이 중 16%가 치매 간병을 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신문은 치매가 기업에 예상치 못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사원문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20/2016052001015.html,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