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내 인생에 꽃을 피워줬듯 마지막 가는 길도 연극으로 꽃을 피우고 싶다.”

지난 달,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박근형 배우는 담담하게 마지막 소망을 밝혔습니다. 그는 왜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그려보게 됐을까요?

점점 익숙해지는 한 단어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는 오는 13일부터 연극 ‘아버지’ 속 기억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치매 환자 ‘앙드레’를 연기합니다. 영화 ‘장수상회’에서 치매에 걸린 노인 ‘성칠’로 분하고 2년 만이죠.

비단 그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앙드레는 고령 혹은 초고령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치매라는데, 지금껏 그들의 이야기는 좀처럼 들어보기 힘들었습니다. 

잊혀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와 삶, 그에 대한 문제를 전하려는 시도가 공연계에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버지’ 외에도 다양한 연극들이 치매 노인들의 이야기를 감동과 함께 보여줍니다. 

1. 연극 ‘밥’ 
연극 ‘밥’은 치매에 걸린 노(老)사제 충현과 30년 간 그의 밥을 해온 윤정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자전거를 개조해 짧지만 행복한 이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는 시청각 장애인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죠. 

2. 연극 ‘이사하는 날’ 
연극 ‘이사하는 날’은 문화나눔초콜릿과 중앙치매센터의 협력작입니다. 치매 환자인 할머니와 가족들이 이삿짐을 두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치매에 관한 인식 개선을 말합니다. 

3. 연극 ‘첫사랑이 돌아온다’ 
한편 연극 ‘첫사랑이 돌아온다’는 치매 환자들이 모여 있는 요양병원을 배경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다시금 사랑의 설렘을 깨닫는 두 노인의 모습이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합니다. 

지금까지 치매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을 알아봤습니다. 어디에나 있지만 소외됐던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기사원문 - http://newsculture.heraldcorp.com/sub_read.html?uid=84193&section=sc165, 헤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