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과학회가 뇌파계를 사용해 파킨슨병·치매 등을 진단한 한의사의 자격정지처분 취소 항소심 결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신경과학회는 7일 성명을 내어 "뇌파는 한의학의 이론과 결코 연계성이 없으며, 한의사가 한방진료에 이용할 수 없다"며 "뇌파계를 이용해 파킨슨병이나 치매를 진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뇌파계는 뇌의 전기신호를 분석해 그림으로 보여 주는 기계로서 위해도가 낮은 의료기기다. 그러나 뇌파계를 이용해 파킨슨병이나 치매를 진단 치료했다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경과학회는 "파킨슨병이나 치매에서 뇌의 알파파·베타파 등의 뇌파가 실시간으로 변하지 않는다"며 "뇌의 전기신호체계에 실시간 영향을 주는 병이 아니다. 뇌파계로 파킨슨병·치매를 근본적으로 또는 이론적으로 진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뇌파계는 아직 정상인에 대한 공인된 데이터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뇌 기능 연구나 일부 신경 되먹임에서만 사용하며 진단 목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경과학회는 "뇌파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한의사가 뇌파 그림의 자동 판독을 이용해 파킨슨병이나 치매를 진단한 것은 과잉진료를 떠나 환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뇌에서 전기 신호가 발생해 뇌의 기능을 지배한다는 개념은 한의학의 병을 바라보는 시각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뇌의 전기 신호를 검출하는 뇌파계는 절대로 신체 표면을 만져서 진단하는 방법인 절진의 현대화된 기술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경과학회는 "파킨슨병이나 치매와 같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치료에 부작용이 예상되는 질환을 진단할 때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환자에게 잘못된 진단을 내리고 잘못된 치료를 하는 것은 뇌파계 자체가 갖는 위험성보다 훨씬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다. 뇌파계를 이용한 파킨슨병·치매 진단은 도저히 묵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한의사의 자격정지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한 것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며 "향후 국민 보건 및 안전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