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는 일단 발병하면 계속 진행되고 질환이다.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으며, 신경독성물질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면서 뇌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영상의학의 발전으로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병하기 전에 정확한 조기 진단이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

이승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자기공명영상(MRI)만 이용하더라도 알츠하이머 치매 예측이 현재 가능한 상태”라며 “워낙 영상 화질이 좋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물질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해부학적 영상을 보여주는 MRI와 함께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장치(PET)의 기능이 복합된 기기들도 등장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 진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PET은 유전자와 분자과학적인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해부학적 영상을 제공해주는 MRI의 장점과 융합돼 뇌의 이상 유무를 정확하게 더 빨리 알아내는 것이다.

이 밖에도 영상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해 줄 수 있는 영상 진단제 역시 계속 신제품이 나오고 있어 조만간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알츠하이머 국제학술회의(AAICAD)’에서도 그 동안의 과학적 발전을 반영하기 위해 진단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등이 작성한 개정 보고서 초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승구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 진단에 사용되는 인지테스트 같은 방법은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진단이 가능하다”며 “아직 치료법은 나오지 않았지만 영상의학의 발전을 통한 조기 진단은 앞으로의 알츠하이머 치매의 예방 연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병준 MK헬스 기자 riwoo@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