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치매를 앓는 환자에게 약을 쓰지 않는 치료법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ㆍ김기웅 교수팀이 개발한 비(非)약물치료프로그램의 효과를 확인해 지난 1월 국제학술지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55호에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64명을 연구팀의 치료프로그램을 적용한 실험군과 통상적인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시행한 대조군으로 나눠 2014년 3월부터 주 3회씩 8주간 치료했다. 그 결과 실험군 환자들이 대조군에 비해 전반적 인지기능과 우울 등 문제행동, 삶의 질에서 유의한 호전을 보였다. 특히 간이정신상태검사에서 대조군은 0.2점 하락했지만 실험군은 0.9점 상승했다.

실험군은 운동치료, 현실인식훈련, 인지훈련치료를 각각 30분씩 실시한 뒤 30분 동안 휴식시간을 갖고 회상치료, 인지자극치료, 음악치료 중 한 가지를 60분 간 받는 방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반면, 대조군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건강비디오 시청, 비디오 따라 체조하기, 자유로운 대화 및 오락으로 구성됐다.

시설 입소자가 아닌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이중맹검(실험자나 실험대상자 모두 어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지 모르는 상태) 연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지원 교수는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비약물적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이 치매 증상을 경감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들어섰다면 재빨리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구성>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